2022년 5월 11일 수요일

[취향 잡담] 내가 멀리하는 소재들

 음란소설과 음란만화를 창작하는 것이 취미인 나에게 있어 소재는 꽤 중요한 요소인데, 오늘은 내가 싫어해서 아마도 영원히 내 창작물에 반영하지 않을 법한 소재에는 뭐가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그 참에 이렇게 글로도 남겨 서로서로 괜한 발걸음과 불편함 없이 제 갈 길 가는 것을 유도하는 것도 이득이고 말이다.
 아... 뭐, 내가 들락거리는 커뮤니티에서 자꾸 '똥 싸고 방귀 뀌는 여자 좀 등장시켜주셈~. 징징~.'거리는 애들이 보여서 이런 글을 쓰는 건 아니라고만 밝혀둔다.


 1. 인체개조물 or 인체파괴물
-나는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것이 한 가지 있다. 음란물의 묘미는 '아름다운 여체(내가 남자이므로)를 즐기는 것'에 있는데, 이것을 추하게 개조하고 파괴하는 것에서 대체 무슨 쾌락을 느낄 수 있단 말인가?
 내가 들락거리는 커뮤니티에도 이런 소재의 창작물이 심심찮게 보이는데, 어떤 것은 여체의 팔다리를 잘라낸 '다루마'로 쓰지를 않나, 어떤 것은 여체를 사물에 합성시킨 '생체오토바이'라던가 '생체가구'를 등장시키지 않나, 아주 가관이 따로 없다. 좀 더 소프트한 인체개조를 들자면 콧구멍에 고리를 걸어 당기는 '돼지코'도 있고. 특히 이런 소재 중에서 가장 거슬리는 것은 내가 '괴물주둥이'라고도 부르는 진공펠라얼굴인데, 실제로 여자가 진공펠라를 한다 해서 그런 기괴한 얼굴이 되지도 않거니와, 상상으로라도 만들어낸 그 얼굴에서 대체 무슨 쾌락을 느낄 수 있는지 모르겠다. 특히 일본놈들의 그림 중에는 꼭 그 얼굴에다 혀가 개미핥기처럼 길어지고 몸까지 돼지처럼 개조된 그림이 빈번하게 보이더라. 그게 꼴려?
 그러고 보면, 모 만화에서는 '보전깨'라는 것을 소재로 삼았더랬지. 네, 보지에 전구 넣고 깨는 걸로 낄낄대는 건 너나 하세요. 나는 앞으로도 이런 소재를 다룰 일이 없을 것 같으니까.

 2. 똥 싸기 or 방귀 뀌기
-사실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오줌 싸기도 더럽기는 매한가지이지만, 꽤나 변태인 나는 적어도 골든플레이에만큼은 거부감이 없다. 일단 시각적으로 그렇게 더러워보이지 않잖아? 그게 오줌이라는 사실이 마음 속에서 거부감을 일으킬 뿐이지.(극한의 상황에서 오줌을 먹는 사람은 있어도 똥과 방귀를 섭취하는 사람은 없다는 점도 있고.ㅎ;)
-그럼 시각적인 면부터가 더러운 똥 싸기와 방귀 뀌기는 어떠한가? 이것은 윗문단에서 언급한 '추함'과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나는 대체 여캐가 똥 싸고 방귀 뀌는 장면을 보며 무슨 쾌락을 느낄 수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나도 이런 소재를 완전히 다루지 않았던 것은 아닌데, 적어도 나는 여캐가 주인의 명령 하나로 그런 추한 행동을 하게 되는 순종성과 지배감에 주목하는 것이지 추한 행동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겠다.
 사실 이런 소재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길게 할 필요도 없었는데,(위에서 밝혔듯이 나 또한 다른 방향성으로 써먹은 소재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새 점점 빡이 치는 이유는 이 똥 싸고 방귀 뀌는 행위에 집착하는 새끼들이 자꾸 여기저기서 자신의 취향 반영을 요청하는 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 니들 취향이 왜 마이너한지 생각이라는 것을 좀 하고 사세요.

 3. 씹덕후 성공물
-이거 하나는 분명하게 밝혀두고 시작하겠다. 나는 어떻게든 현실을 극복하고 사회화가 되려고 노력하는 약자를 존중하지, 약자라는 가면 속에서 쿰척대며 자기만의 세계를 살아가는 놈들을 존중할 생각이 1도 없다. 일진이 참교육의 대상이야? 일진이나 씹덕후나 남의 시선 따위 좆도 신경 안 쓰고 사는 건 매한가지인데, 내가 왜 그 둘을 따로 구분하며 하나는 씹고 하나는 존중해줘야 되냐?
 취향의 차이라지만, 나는 현실을 살기 위한 노력은 좆도 안 해본 씹덕후가 어디서 기연이나 능력 얻어 성공하는 소재는 좋아하지도 않고 다룰 생각도 없다. 내가 들락거리는 커뮤니티의 어느 유명한 작가는 몇 편에 걸쳐 극혐스러운 씹덕후를 묘사해놓고는 뜬금없이 걔가 스트리머로 성공해 지난날 자기를 무시했던 여캐에게 복수하는 결말을 내더라. 뭐지? 불가능한 현실에 대한 자기위안인가?
 기연이나 능력 없이 성공하는 씹덕후가 있다면 그건 이미 씹덕후가 아닌 거야. 왜냐하면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사회성은 있다는 것이거든.

 4. 겐고로식 게이물
-사실 과거의 나는 동성애라는 소재 자체를 싫어했더랬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동성애자들이 양지로 떠오르고, 또 그것이 당연시되다보니 나도 점점 영향을 받아 취향이 관대해진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게이물에 대한 분명한 한계선이 있는데, 내가 소재로 다루는 게이물 속의 남캐는 최소한 외모라도 중성이나 여성에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음란물의 묘미가 아름다운 여체를 즐기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그렇기에 나는 겐고로식 게이물, 털이 덥수룩한 근육질의 남자들이 땀을 흘리며 뒤엉키는 게이물을 즐길 생각도 없고 소재로도 다룰 생각이 없다.
-조금 벗어난 이야기이지만, 사실 나는 여자 그려놓고 남자라고 우기는 일본만화 특유의 억지도 꽤나 오래 전부터 극혐해왔다. 그러니까 뭐라고 변명을 해야 할까... 그런 억지 속의 남캐는 대놓고 여장을 하고 다니면서 입으로만 '나 남자에요~.'하고 다니는 애들이지만, 내가 용납하는 게이물 속 남캐는 꾸미면 여자 같지만 일단은 남자로 살아가고 있는 애들이라고 해야 하려나.

 5. 배렛나루 or 대량의 음모
-여자의 배렛나루나 풍성하다 못해 아랫배까지 올라오는 음모에 흥분하는 애들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나? 실제로 있다. 그런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도 한둘이 아니고. 물론 내가 여자의 털 자체를 혐오하는 것은 아니다. 여자의 머리카락은 아름다움의 요소이고, 음모와 겨드랑이털도 여체의 자연스러운 일부분이라는 점에서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배렛나루나 아랫배까지 올라오는 음모는 애초에 자연스러운 것도 아니잖아?!
 뭐... 좋아할 수는 있다고 칩시다. 그런데 가까이 오지는 마세요.

 6. 치구
-음... 그러니까... 치구라는 게 있는데 말이야. 여캐가 그걸 맛있게 빨아먹어. 치구가 뭔지는 설명하지 않을 테니까 궁금하면 알아서 검색하기를 바라.
 나는 아마도 지구가 끝날 때쯤에나 이런 소재를 내 창작물에 적용할 것 같다.


 이외에도 '하이그레'라는 것이 있기는 한데, 그렇게 극혐할 소재는 아니지만 자꾸 쓸 데 없이 자주 보여서 짜증을 일으키기에 이름만 언급하고 넘어간다. 비슷한 예로,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가학의 일종이면서 무슨 대단한 꼴림플레이라도 되는 양 나돌던 '배빵'도 있고. 나는 별로 꼴리지도 않는 걸 자꾸 밈처럼 미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거든.
 쓰다보니 과거와 달라진 내 취향도 몇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과거에 혐오하던 동성애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관대해졌고, 혐오까지는 아니더라도 눈쌀을 찌푸리던 피어싱에 대해서는 아예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으니까. 어쩌면 먼 훗날에는 내가 저 위에 언급한 소재들 중에서도 몇 개를 내 창작물에 다루는 날이 오게 될 지도 모르지. 아... 정말 무섭다!
 누군가는 내가 좋아하고 자주 다루는 소재, 그러니까 'NTR'이라던가 '정신개조'라던가 '기생'이라던가 '걸레녀' 같은 소재를 극혐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들을 극혐하려면 극혐하라고 해. 나도 위에 써놨잖아? 서로서로 시간낭비하지 말고 갈 길 가자고 쓴 글이라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