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31일 일요일

2017년 픽시브에 쓴 짧은 한 마디

 2017년 픽시브에 피드로 남긴 한 마디들...


 1. 저조한 창작활동에 대한 변명
-난 여러분들이 싫지 않아요. 픽시브도 싫지 않고요. 그저 존내 바빴을 뿐입니다. 나라에도 큰 일이 있었고요. 아~! 그림만 그리고 소설만 쓰며 살고 싶다!

2017년 12월 19일 화요일

[MC]거머리 여왕(Leech queen) -3편

[ 경        고 ]


1. 이 소설은 포르노 소설(야설)이며, 등장인물 중에 미성년자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성적 묘사 그 자체나 미성년자의 성적 묘사에 불쾌감을 갖고 계신 분들은 읽기를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2. 이 소설은 괴생명체 그 자체와 인간의 신체 파괴, 정신 개조, 강간, 숙주화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주제에 불쾌감을 갖고 계신 분들은 읽기를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3. 이 소설은 독자의 정신적인 대리만족을 위해 쓰여졌습니다. 이 소설 속의 내용들은 결코 현실이 아니며, 현실과 혼동하거나 현실에서 재현하려 할 경우 심각한 사회적 대가를 치를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오직 대리만족의 선에서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3편]




 아름다운 창틀로 이루어진 창문들이 아침햇살을 비춰오는 방 안. 흰색과 상아색의 유럽풍 인테리어로 꾸며진 벽 곳곳에는 다양한 옷차림과 자세를 뽐내고 있는 라니의 모습들이 화보와 사진으로 걸려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방 한쪽에 놓인 피아노가 아침햇살에 새까만 광택을 반짝이며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으으음…….”

 그런 방 안으로 라니의 에로틱한 신음소리가 맴돈다. 분홍색 레이스침대보가 덮여있는 호화로운 침대 위에 누워있는 라니는 검푸른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희고 가느다란 양 손으로 자신의 드레스잠옷을 흐트러뜨리며 잇따라 신음을 흘렸다.

 “으…으음……. 흐음…”

 화장이 지워진 라니의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홍조. 라니의 양 손이 그녀의 가슴과 사타구니를 부지런히 매만지는 동안 그녀의 혀도 자신의 입술을 정성껏 핥아냈다. 나이답지 않은 요염한 자태로 자위를 이어가던 라니는 결국 가벼운 절정을 맞이한 뒤에야 스르르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푸른색 서클렌즈를 빼낸 라니의 진고동색 눈동자가 서서히 초점을 되찾아가더니, 이내 그녀가 두 눈을 부릅뜨고는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헉!”

 ‘스륵’

 라니에 의해 흐트러져있던 드레스잠옷이 그녀의 오른쪽 어깨에서 흘러내려 탐스러운 맨가슴을 살짝 노출시켰다. 라니는 바르르 떨리는 진고동색 눈동자를 내려 자신의 드레스잠옷 사타구니부분과 분홍색 레이스침대보를 살펴보았다. 그곳에는 역시나 진한 색으로 젖어든 애액 얼룩이 남겨져있었다.

 “하아… 하아…”

 라니는 두근대는 심장과 함께 격한 숨을 내쉬었다. 라니의 머릿속에는 그녀가 밤새도록 꾸었던 꿈, 하찮고 찌질한 준재에게 강간당하고 처음 만난 택시기사에게 몸을 팔며 선망하는 인기 남자가수 한승에게 격렬하게 임신당하는 꿈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라니는 검푸른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오른손으로 자신의 입술을 가리며 헛구역질을 했다.

 “우웁……!”

 라니의 날카로운 눈매 사이로 불안정하게 부들거리던 그녀의 진고동색 눈동자가 침대 옆 탁자에 놓인 새까만 명품가방을 바라보았다. 시선을 고정시킨 채 몸을 바르르 떨던 라니는 곧 검푸른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왼손을 잽싸게 뻗어 자신의 명품가방을 낚아챘다. 라니는 떨리는 손길로 자신의 명품가방을 열며 생각했다.

 ‘아닐 거야……! 꿈이겠지! 아니야!’

 그러나 그런 라니의 진고동색 눈동자에 비친 것은 자신의 새까만 명품가방 속에 담겨있는 적갈색의 구멍 많은 운석이었다. 라니는 당장이라도 정신붕괴를 일으킬 듯 진고동색 눈동자를 부들거리며 창백해진 얼굴로 입술을 달싹였다.

 “아…아아……. 아아악…….”

 라니는 너무나도 큰 충격에 목소리조차 크게 낼 수가 없었다. 그 모든 것이 사실이었다니! 끔찍한 검녹색 거머리 괴물이 자신의 보지로 파고들어 자궁 속에 자리를 잡고 난소를 파괴한 뒤 뇌를 차지한 어제 저녁의 일들이 전부 사실이었다니!! 라니는 부릅뜬 눈으로 진고동색 눈동자를 부들거리며 괴상하게 벌린 입술 사이로 침을 흘려뜨렸다.

 “아…아그윽… 우욱…”

 온 몸을 바르르 떨며 괴상한 소리를 내던 라니는 황급히 손을 움직여 자신의 새까만 명품가방 속에 들어있던 특제가위를 꺼내들었다. 검은색 손잡이 부분이 박쥐 날개 형태로 꾸며져있는 특제가위를 양 손에 거꾸로 쥔 라니는 희번뜩한 눈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바라보며 창백한 얼굴을 부들거렸다. 바로 그때였다.

 ‘왜? 자신의 자궁이라도 내려찍게?’

 자신의 뇌를 울려오는 목소리에 기겁한 라니는 얼른 특제가위를 양 손에 바로 쥐고는 진고동색 눈동자를 좌우로 불안정하게 휘돌리며 외쳤다.

 “누,누구야!”


 ‘감정변화가 극심한 아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제 그렇게도 즐겁게 즐겨놓고서 이제 와서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군. 지구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자타임’이라는 건가? 실로 역겹군.’

 거머리 괴물은 라니의 물음을 무시하며 그녀의 뇌를 향해 자기 할 말만을 늘어놓았다. 라니는 그 믿지 못할 현실에 전율하며 두려움에 찬 표정으로 숨이 넘어갈 듯한 목소리를 냈다.

 “누구…누구야, 당신……?”

 ‘너도 그런 인간들을 혐오하고 있다. 즐길 때는 실컷 즐겨놓고서 나중에 그 즐거웠던 기억을 억지로 안 좋게 곱씹으며 자책하고 후회하고……. 네가 가장 혐오하는 인간상이 아니냐, 라니?’

 그 같은 거머리 괴물의 목소리에 라니는 특제가위가 쥐어진 양 손을 조금씩 아래로 떨어뜨렸다. 라니의 얼굴 위로 번지기 시작하는 홍조. 거머리 괴물은 라니의 자궁 속에서 꿈틀대며 최음향이 섞인 녹색 점액들을 뿜어내고 있었다.

 ‘즐거웠던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즐거웠던 기억인 것이다. 자책과 후회의 대상이 될 이유가 없지. 네가 어제 경험했던 일들과 그때의 기분을 떠올려라, 라니. 어땠지?’

 라니의 음란하고 탄력적인 자궁 내벽을 촉수들로 문질거리며 최음향을 흡수시키던 거머리 괴물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두려움에 질려있던 표정이 서서히 풀려 몽롱해진 라니가 옅게 홍조를 드리운 얼굴로 중얼거렸다.

 “…좋기는… 했어…요……. 하지만…….”

 끔찍한 검녹색 거머리 괴물에게 몸을 내어주고 자신의 오줌을 스스로 마시며 처음 만난 택시기사에게 시간을 당한 경험이 즐거웠다고 대답하는 라니의 몽롱한 모습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것은 라니의 극심한 감정변화와 변태적인 취향이 거머리 괴물의 최음향과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과였다. 거머리 괴물은 그런 라니를 사랑스럽게 여기며 말했다.

 ‘라니, 넌 지구에서의 내 첫 번째 노예다. 앞으로 몸과 마음과 능력과 돈을 바쳐 내가 지구를 정복하는 데에 이바지하고, 목표를 달성한 뒤에는 지구인 노예들의 대표이자 나를 대리하는 지구의 통치자로서 임해야 할 몸인 것이다. 그런 네 몸을 함부로 여기면 안 되지. 자. 가위는 도로 가방에 집어넣거라.’

 그 와중에도 라니의 자궁경부 밖으로 삐져나온 거머리 괴물의 검녹색 촉수는 뜨겁고 끈적한 라니의 질벽을 부벼주고 있었다. 라니의 몸속을 감도는 뜨거운 기운이 그녀의 고동색 젖꼭지를 단단하게 경직시키고, 그녀의 보지에서 새어나온 녹색 섞인 애액이 이미 흠뻑 젖어있는 그녀의 흰색 팬티로 퍼져든다. 특제가위가 쥐어진 양 손을 완전히 내려뜨린 라니가 몽롱한 표정의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물었다.

 “지구의…통치자……? 제가… 하아… 지구의… 여왕이 되는… 건가요……?”

 ‘그래. 어쨌든 지구인의 눈으로는 내가 징그러운 미물의 형태일 뿐이니까, 라니, 네가 나를 자궁 속에 품은 채 내 명령대로 지구를 통치하는 것이다. 물론, 내 명령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너도 여왕으로서의 권력과 부와 향락을 즐길 수 있지.’

 그 같은 거머리 괴물의 답을 들은 라니는 비로소 자의적인 욕망이 샘솟아올랐다. 타고난 가학성과 잔악함, 음탕함과 오만함이 라니의 머릿속에서 뿜어져나와 그녀의 온 몸을 들뜨게 했다. 진고동색 눈동자를 이글거리던 라니는 자신의 입술을 교활하게 핥아내며 화답했다.

 “그렇군요……. 저도… 저도 제가 특별한 존재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도 다른 하찮은 것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며 안경마녀의 잔소리를 듣고 살아야 했어요. 그렇군요……! 이렇게 당신을 만나는 것이 저의 운명이었던 거에요……! 그래서 이 세계의 여왕이 되는 게 저의 운명이었어요!”

 라니의 그 정신 나간 소리에는 거머리 괴물도 황당함을 느꼈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놓고 보면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녀는 정말로 훗날 지구를 정복한 거머리 괴물에 의해 지구의 여왕이 될 것이었으니까.

 ‘똑똑’

 “<아가씨. 일어날 시간이에요.>”

 그 순간, 라니의 방문 밖에서 누군가가 노크를 하며 목소리를 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고 있는 라니가 날카롭게 다듬어진 눈썹을 찌푸리며 얼른 내뱉었다.

 “가정부에요!”

 ‘이제부터 나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속으로 말하거라. 겉으로 소리내어 말하지 말고.’

 거머리 괴물의 명령을 받은 라니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이 라니의 방문을 열고 들어온 중년의 여자가정부는 이미 일어나있는 라니의 모습에 은근히 놀란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난 이미 일어났어요. 그만 나가봐요.”

 라니는 검푸른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왼손으로 흘러내린 드레스잠옷을 추켜올려 그동안 노출되어있던 맨가슴을 가리며 건방지게 내뱉었다. 라니의 오만한 얼굴에 피어있는 홍조와 방 안을 맴도는 에로틱한 냄새를 확인한 중년 여자가정부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공손히 대답했다.

 “예, 아가씨.”

 그대로 라니의 방 밖으로 나가 방문을 닫은 중년 여자가정부는 입술을 불퉁이며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어린년이 허구한 날 방에서는 자위질에, 나가서는 서방질에……. 어휴…….”

 한편, 방 안의 침대 위에 앉아있던 라니도 날카로운 표정을 지으며 거머리 괴물을 향해 속으로 물었다.

 ‘지금 저년, 눈살 찌푸리는 거 봤어요?!’

 ‘하하…….’

 거머리 괴물은 그런 라니가 귀엽다는 듯 그저 웃을 뿐이었다.
 라니는 자기 방에 딸린 개인 욕실에서 샤워기의 물줄기를 맞으며 샤워를 했다. 아직은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태였지만, 흰색 거품이 가득한 스펀지가 자신의 피부 위를 스쳐가는 동안에는 뭐가 어찌돼도 좋은 기분이었다. 자신의 맨보지 위로 스펀지를 미끄러뜨려 흰색 거품을 바른 라니가 살짝 입술을 열어 듣기 좋은 신음소리를 냈다.

 “으으음…….”

 라니는 흰색 거품이 엉긴 자신의 금색 음모를 내려다보며 진고동색 눈동자를 흐늘거렸다. 거머리 괴물이 라니의 뇌를 울리며 말했다.

 ‘나도 네 음모가 좋다. 비록 천연 금발은 아니라지만, 정말 아름답게 가꾸어진 음모야.’

 그 노골적인 소리에, 라니는 입술 위로 살짝 미소를 드리웠다.
 샤워를 마친 라니는 프릴로 꾸며진 새 잠옷을 입고서 계단을 내려왔다. 라니가 식당으로 들어서자 자기팔짱을 낀 채로 의자에 앉아있던 중년의 여성이 그런 라니를 노려보며 대뜸 물었다.

 “너, 어제 몇 시에 들어왔어?”


 단정하고 윤기 있는 고동색 사과머리와 양 끝이 날렵한 여사안경을 빛내며 농익은 미모의 얼굴을 차갑게 굳히고 있는 중년 여성은 라니의 엄마인 최미향이었다. 프릴이 달려 우아한 흰색 드레스티를 입고서 세로로 긴 구멍으로 가슴골을 살짝 노출시킨 미향은 올해 45살임에도 여전히 불륨이 살아있는 가슴 모양을 과시하며 라니가 누구에게 가슴을 물려받았는지 증명해보이고 있었다. 차가운 얼굴로 잠시 엄마를 바라보던 라니는 곧 의자에 앉아 입술을 열었다.

 “자정 넘어서 들어왔어.”

 “자~랑이다!”

 미향은 차가운 얼굴로 바로 쏘아붙였다. 그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그저 중년 여자가정부만이 익숙하다는 듯 식탁 위로 음식들을 나르고 있었다.

 ‘딸각… 따그닥…딱’

 잠시 후, 라니와 함께 아침식사를 시작한 미향은 맞은편의 라니를 보고는 내심 놀랐다. 그동안 다이어트를 한다며 자신처럼 소식을 하는 편이던 라니가 오늘따라 열심히 숟가락과 젓가락을 놀려 밥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 못마땅한 표정을 지은 미향이 라니에게 쏘아붙였다.

 “시끄럽기는……. 그러게 진작진작 들어와서 저녁을 먹었어야지!”

 라니는 그런 미향의 태도가 매우 거슬렸지만, 거머리 괴물의 명령을 받은 이상 영양분을 보충하는 데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미향의 말대로 어제 저녁식사를 하지 못해 배가 고픈 것도 사실이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라니는 지금 스스로가 놀랄 만큼 맛있게 밥을 먹고 있었다. 조금씩 밥을 먹으며 라니를 지켜보던 미향은 식당 밖에 있던 중년 여자가정부를 불러 명령했다.

 “아줌마. 얘 밥 좀 더 줘요.”

 “예, 사모님.”

 식당으로 들어와 공손히 대답한 중년 여자가정부도 웬일이냐는 얼굴로 라니를 돌아보고는 새 밥그릇에 밥을 담아주었다. 라니는 그 밥까지 남김없이 먹어치운 뒤에야 아침식사를 마쳤다.

 ‘겉으로는 차가워도 은근히 사랑스러운 어머니로군. 너도 어머니와 막 마주쳤을 때는 잠시 마음이 흔들렸던 것 같은데? 흐흐…….’

 식당을 나서는 라니에게 자궁 속의 거머리 괴물이 히죽거렸다. 얼굴 위로 옅게 홍조를 드리운 라니가 날카로운 눈매 사이의 진고동색 눈동자를 흘끗 돌리며 속으로 말했다.

 ‘그,그래봤자 안경마녀일 뿐이에요. 밥 먹는 동안에도 떽떽거리는 거 봐요.’

 ‘하하…….’

 거머리 괴물은 그저 웃으며 라니의 탄력적인 자궁 내벽을 촉수들로 문질거렸다.
 자기 방으로 돌아온 라니는 오늘도 중년 여자가정부의 도움을 받아가며 금색 웨이브펌머리의 옆머리를 4갈래로 묶어 늘어뜨리고 검푸른색 박쥐 날개 머리핀을 꼽아 나머지 머리카락들을 풍성하게 가꾸었다. 라니의 능숙한 손길은 그녀의 얼굴을 진하게 화장하며 눈썹을 날카롭게 그려넣고 검푸른색 마스카라로 눈매를 독살스럽게 꾸며낸 뒤 입술 위로 선홍색 립스틱을 칠해갔다. 진고동색 눈동자 위로 푸른색 서클렌즈까지 착용한 라니는 왼쪽 눈 옆에 자리한 섹시점을 투명 젤로 돋보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능숙한 솜씨로군.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냐? 흐흐…….’

 “아…….”

 거머리 괴물의 장난스런 목소리에 살짝 탄성을 낸 라니가 진하게 화장된 얼굴 위로 홍조를 드리웠다. 라니는 투명 젤의 뚜껑붓이 쥐어진 오른손을 스르르 내리며 불안한 표정으로 생각했다.

 ‘나……, 대체 뭐하고 있는 거지……? 끔찍한 벌레에게 몸을 빼앗기고도 태연하게 화장이나 하고 자빠져있다니…….’

 ‘정말 종잡을 수 없는 감정변화로군. 좋은 기억은 좋은 기억일 뿐이란 말을 잊었느냐?’

 라니의 자궁 속에 자리한 검녹색 거머리 괴물은 차갑게 내뱉으며 촉수들을 꿈틀거렸다. 이윽고 라니의 자궁 속과 질 속에는 최음향이 섞인 거머리 괴물의 녹색 점액들이 질척하게 들러붙었다.
 잠시 후, 회사로 출근할 준비를 마친 미향이 고고한 여사안경 속의 눈동자로 계단 위를 올려다보며 날카롭게 소리쳤다.

 “빨리 안 내려올래? 어쩜 매번 늑장이니?!”

 단추선 옆으로 아름다운 레이스가 꾸며진 흰색 정장블라우스를 입고서 그 위에 진남색 정장상의와 화려한 스카프를 걸친 미향은 진남색 정장치마 아래로 살구색 스타킹에 감싸인 다리를 꼿꼿이 뻗고 있었다. 자기팔짱을 끼고 서서 농염한 매력을 풍기고 있던 미향은 비로소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하는 딸의 모습을 보고 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자기 몸매에 맞게 바짝 줄여 퇴폐미를 풍기는 교복 차림으로 허벅지 중간까지 올라오는 회색 오버니삭스를 뽐내고 있는 라니는 진하게 화장된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딸. 어디 아프니?”

 고개를 살짝 기울인 미향이 여사안경 속의 눈동자로 라니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그러나 라니는 발그레한 얼굴로 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답했다.

 “아~니~.”

 미향은 엷게 침이 묻어 반짝이는 딸의 선홍색 입술을 보며 살짝 헛기침을 했다. 라니의 초미니교복치마 속에 자리한 그녀의 연분홍색 레이스팬티는 이미 녹색이 뒤섞인 애액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지주의 딸로 태어난 라니의 증조할머니는 일찌감치 창씨개명을 하고 여러 친일활동을 하며 부와 권세를 누렸다. 그녀는 일제가 태평양전쟁에서 패망하고 한국이 광복을 맞이함으로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으나, 친일파들을 처벌하기 위해 조직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흐지부지 해체되고, 뒤이어 벌어진 한국전쟁으로 그녀의 친일활동을 증명할 증인들과 증거들이 사라지면서 용케 자신의 지위를 지켜낼 수 있었다. 이후 의류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그녀는 평생 안경을 쓴 단아한 한복 차림을 뽐내며 주변의 높임과 대접을 받다 생을 마감했는데, 그녀가 뛰어난 사업 수완 외에도 권력층에 뒷돈을 대고 몸을 바쳐 그 같은 성공을 거뒀다는 진실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가증스러운 겉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라니의 할아버지인 최도술은 꽤 괜찮은 사업가였다. 회사의 창업주인 어머니와 정치가의 아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최도술은 별다른 스캔들이나 위법행위 없이 적당히 정권의 비위를 맞춰가며 회사를 잘 운영했고, 마침내 회사명을 카멜리아로 변경해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손꼽히는 의류회사로 키워냈다. 지금 라니가 살고 있는 대저택을 새로 건축해 살았던 것도 바로 이 시기의 최도술이었다. 최도술은 대대로 썩은 핏줄을 자랑하는 라니의 집안에서 그나마 제대로 된 인물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분에 넘치는 운수가 끝난 것은 최도술의 외동딸인 미향의 대에 이르러서였다. 모두가 빈곤하던 시기에 부잣집 아가씨로 태어난 미향은 어릴 적부터 돈을 물 쓰듯이 쓰며 유흥을 즐겼고, 외국 유학 중에도 공부는커녕 남자들과 어울려 섹스를 즐기고 마약을 하는 등 집안의 골칫거리가 되어 최도술의 속을 썩였다. 미향의 공식 직책인 카멜리아의 ‘서비스관리본부장’이라는 자리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꽤나 부러워할 고위직이었지만, 이는 사실 최도술이 회사를 경영하는 재능마저 부족한 딸에게 최소한의 예의와 품위나 갖추라는 식으로 내려준 명예직이었기에 실제 업무는 바로 아래 직책인 ‘서비스관리팀장’이 총괄하는 처지였다. 미향은 자신을 경영권에서 완전히 배제시킨 것이나 다름없는 아버지의 대우에 불만을 품었지만, 남들 앞에서 서비스관리본부장다운 몸가짐을 연기하고 정략결혼을 통해 외동딸인 라니를 낳아보이는 등 최도술의 마음을 돌려보려 했다.
 그러나 최도술은 끝내 회장 자리를 전문경영진에게 맡기고 눈을 감았다. 미향은 회사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경영권에서 배제시켜야 했고, 그녀의 남편인 ‘은지후’는 그 무렵에 이미 미향의 방탕하고 거만한 본성에 질려 해외 근무만을 자처하는 등 별거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최도술이 죽은 뒤에도 미향은 카멜리아의 대주주로서 최도술의 유언대로 서비스관리본부장 자리를 보장받으며 회사 사람들에게 아가씨 대접을 받았지만, 카멜리아의 회장 자리를 향한 욕심은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욕심은 천박하고 사악하며 오만하기 짝이 없는 그녀의 외동딸 라니에게로 더욱 왜곡되어 이어졌다. 라니에게 있어 엄마의 회사인 카멜리아는 자신의 것이나 다름없었고, 자신은 카멜리아를 물려받을 자격과 신분을 갖춘 고귀한 존재였다. 그 누구도 감히 그 사실을 부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너도 공부 좀 열심히 해! 이 엄마가 회사 되찾고 난 뒤에는 너도 한 자리 맡아서 엄마 일 도와야 할 게 아니니?!”

 인하디자인고등학교를 향해 자신의 와인색 외제차를 몰아가던 미향이 매일 늘어놓는 소리를 또 늘어놓으며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의 라니를 노려보았다. 물론 미향이 그런 소리를 매일 늘어놓을 만큼 라니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라니는 성적이 좋은 학교 친구를 협박해 시험 때마다 답지를 얻어내고 있었지만, 애초에 자기가 공부를 하지 않으니 시험 성적이 좋을 리 없는 것이었다.

 ‘씨발, 진짜……. 확 쑤셔버릴까보다.’

 외제차의 뒷좌석에 앉아 자기팔짱을 낀 채 인상을 쓰고 있던 라니가 화려한 스카프에 감싸인 미향의 목덜미를 노려보며 생각했다. 그 살벌한 기세에는 라니의 자궁 속에 자리하고 있던 거머리 괴물조차도 움찔할 정도였다.

 ‘안경마녀가 저 스카프 왜 걸치고 다니는지 알아요?’

 라니의 뜬금없는 질문에 그녀의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거머리 괴물이 살짝 웃으며 화답했다.

 ‘입맞춤자국을 가리기 위해서란 말이냐?’

 ‘그래요. 저 걸레가 결혼 전부터 목에다 남자들 키스마크를 하도 찍고 다녀서 코디인 척 스카프로 가리고 다녔대요. 그 생활이 오래되다보니 이제는 진짜 코디로 스카프를 걸치고 다니는 거에요. 씨발년이…….’

 라니는 속으로 추악한 소리를 지껄이며 선홍색 입술을 일그러뜨려 앙 다문 이빨을 드러냈다. 거머리 괴물은 라니가 엄마 회사의 간부들로부터 훔쳐들었다는 그 내용이 사실인지 당장 알 수 없었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미향도 그 성감을 자극하여 빠르게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미향을 노예로 만드는 데에는 그녀의 딸인 라니를 마음껏 사용할 생각이었다.

 ‘네 어머니는 지금도 간간히 외간남자들과 어울리고 있다면서?’

 ‘네! 얼마 전에도 저 걸레가 쇄골에 키스마크 찍어온 걸 제가 봤어요! 저 걸레는 내가 못 봤다고 생각하나봐요. 가증스러운 년!’

 자신의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거머리 괴물의 목소리에 기다렸다는 듯이 호응한 라니가 속으로 추악한 소리를 지껄여댔다. 거머리 괴물은 라니의 자궁 속에서 꿈틀거리며 히죽거렸다.

 ‘하지만 라니에게 음란함을 물려준 어머니가 아니냐. 어머니 쪽도 음란한 게 당연하겠지.’

 ‘내,내 색기는 내 스스로 가꾼 거에요!’

 진하게 화장된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며 생각한 라니가 선홍색 입술을 삐죽였다. 거머리 괴물은 그런 라니가 사랑스러워 검녹색 촉수로 자궁 안의 이곳저곳을 문질러주며 말했다.

 ‘네 어머니도 너처럼 그저 음란한 여자일 뿐인 건데, 너무 미워하면 안 되지. 남편과 오래 떨어져 지내며 매일 밤 끓어오르는 욕망에 얼굴을 발갛게 물들였을 네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해보거라. 유명한 회사의 고위간부라는 사회적 명성까지 지니고 있음에도 결국 자신의 음란함을 억누르지 못하고 너처럼 남자친구를 만들어 몸을 내어주는 네 어머니의 달아오른 모습이 아름답지 않니?’

 ‘으…으음! 역겨워요!’

 자신의 자궁 속에서 번져나오는 뜨거운 기운에 몸을 가늘게 움찔거리던 라니가 싫다는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거머리 괴물은 최음향이 섞인 녹색 점액을 뿜어내며 혼자 생각했다.

 ‘이런……. 내가 바람을 넣기에는 어머니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강한 것 같군.’

 그대로 라니의 뇌를 읽어들이던 거머리 괴물은 다시금 라니의 뇌를 울리며 말했다.

 ‘하지만 너도 네 어머니가 다른 남자들에게 어느 정도 인기 있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지 않느냐?’

 ‘그…그건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도 그렇게 섹파도 만들고 다니는 거겠죠! 뭐……, 안경마녀, 그래도 나이에 비해서는… 꽤 먹어주는 외모니까요.’

 얼굴이 발그레한 라니가 그건 억지 부리지 않겠다는 투로 천박하게 생각하며 선홍색 입술을 삐죽였다. 검푸른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라니의 희고 가느다란 양 손이 그녀의 초미니교복치맛자락을 잡아 부비적거렸다. 거머리 괴물은 라니의 자궁경부 밖으로 촉수를 내밀어 그녀의 질척한 질벽을 문질거리며 물었다.

 ‘그렇지. 나도 네 어머니의 자태가 마음에 들었다. 라니는 어떠니? 네가 만약 다른 남자라면 네 어머니를 어떤 눈으로 봤을 것 같니?’

 “하아…”

 결국 선홍색 입술을 열어 뜨거운 숨을 내쉬기 시작한 라니가 주저하는 투로 생각했다.

 ‘무…물론… 내가 다른 남자였다면… 나도 안경마녀를… 딸감으로 썼을 지도 모르죠……. 하,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다른 남자일 경우에요!’

 ‘흐흐……. 그러냐?’

 라니에게서 만족스런 대답을 얻어낸 거머리 괴물이 즐거운 목소리를 냈다. 라니의 감정변화가 극심한 편이 아니었더라면 방금 전까지 미향에게 혐오감을 표출하던 라니가 지금 이런 반응을 보이지는 못했으리라. 거머리 괴물은 미향에 대한 라니의 성의식을 약간이나마 말랑하게 만들어놓은 것으로 만족했다.

 “…딸. 진짜 어디 아픈 거 아니지?”

 한동안 잔소리를 늘어놓던 미향이 백미러를 통해 라니의 모습을 살펴보며 물었다. 발그레한 얼굴로 뜨거운 숨을 내쉬던 라니는 백미러를 통해 엄마의 얼굴을 마주보며 묘한 미소로 건방진 목소리를 냈다.

 “아니래도. 신경 꺼.”

 미향은 살짝 인상을 쓰며 시선을 앞으로 돌려버렸지만, 라니는 그 뒤로도 백미러에 비치는 미향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어느덧 미향의 와인색 외제차가 인하디자인고등학교 앞에 부드럽게 멈춰섰다. 그 외제차의 정체를 아는 여고생들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자리를 피해가는 가운데, 뜨거운 숨을 가다듬은 라니가 운전석의 미향에게로 명령하듯 말했다.

 “돈 있으면 줘. 어젯밤에 택시비로 다 썼으니까.”

 “뭐? 택시비로 얼마를 썼는데? 너, 진짜 혼나볼래?!”

 운전석 뒤로 고개를 팍 돌린 미향이 고고한 여사안경 속의 눈동자로 라니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라니는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선홍색 입술을 일그러뜨려 이빨을 드러내고는 소리쳤다.

 “어차피 얼마 남지도 않았었어! 가오 빠지게 왜 그래? 알았어! 그냥 그지새끼로 돌아다니지, 뭐!”

 “너, 말조심 안 할래?!”

 매일의 일상답게 딸과 험악한 소리를 주고받던 미향이 결국 자신의 와인색 장지갑 속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들고는 경고했다.

 “너, 이거, 이번 달까지 용돈 전부니까 그렇게 알아!”

 그런 미향에게로 선홍색 입술을 삐죽여보인 라니는 검푸른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왼손을 뻗어 지폐들을 낚아챘다. 미향은 자신의 와인색 외제차에서 내려 떠나가는 라니의 퇴폐적인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오우야…….’

 라니의 자궁 속에 자리하고 있던 거머리 괴물도 짧게 내뱉었다. 라니는 일그러뜨린 선홍색 입술 사이로 깨물어진 이빨을 드러내며 속으로 욕을 지껄여댔다.

 ‘씨발년이 돈 몇 푼 가지고 유세야, 유세가! 내가 진짜 빨리 재산을 넘겨받든가 해야지!’

 ‘네 어머니를 지배하고 싶으냐?’

 요염한 진고동색 구두를 요란하게 내디디며 걸어가던 라니가 자신의 뇌를 울려오는 거머리 괴물의 목소리에 멈칫했다. 거머리 괴물은 말을 이었다.

 ‘여왕으로서 네 어머니에게 명령을 내리고 그녀를 네 마음대로 다루고 싶으냔 말이다.’

 ‘으…으흠…….’

 라니는 곤란하다는 듯 짐짓 인상을 썼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미 오래전에 정해져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조만간 거머리 괴물이 엄마인 미향에게도 마수를 뻗쳐 그녀의 자궁 속에 자리를 잡고 난소를 파괴한 뒤 뇌를 차지할 것을 모를 리 없을 텐데도, 라니는 그저 검푸른색 마스카라의 독살스런 눈매 사이로 푸른색 서클렌즈 눈동자를 돌린 채 침묵하고 있을 뿐이었다. 거머리 괴물은 즐겁다는 듯이 웃음을 지었다.

 ‘흐흐흐…….’

 그제야 거머리 괴물은 라니의 눈을 빌려 그녀의 앞에 자리하고 있는 인하디자인고등학교의 정문을 바라보았다. 이곳에는 그동안 라니가 피학적 망상의 소재로 써먹어온 찌질이 준재는 물론, 살짝 성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단짝친구 수나와 현지가 있을 것이었다. 그뿐이랴? 그동안 라니가 노리개마냥 다뤄온 여러 학생들도, 첫째 날에 거머리 괴물을 무시하듯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숲길을 지나갔던 여고생들도 있을 것이었다.

 ‘이걸 복수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뭐, 하나하나 노예로 만들어주지. 흐흐…….’

 거머리 괴물은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장에서 자신의 번식장으로 변해갈 인하디자인고등학교의 모습을 바라보며 히죽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