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3일 목요일

[취향 잡담]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그들을 닮고 싶었다!

 나는 그동안 음란만화 그리기라는 취미를 이어가며 여러 작가들이 그려놓은 그림들을 봐왔다. 그 중에는 그림실력이 좋은 작가들도 많았고, 그림실력이 어떻든 자꾸만 그림에 눈길이 가는 작가들도 있었는데, 오늘은 그런 다양한 작가들 중에서도 내가 특히나 그림체를 닮고 싶었던 작가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선정기준이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가 아니라 '내가 그림체를 닮고 싶은 작가'라는 점에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즉, 여기 언급되지 않은 작가들 중에 내가 그림 잘 그린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훨씬 많다.
 원래는 시리즈물처럼 매 포스트마다 한 명의 작가를 구체적으로 소개해볼 생각이었지만, 내가 그 정도로 성실한 인간도 아니거니와 그랬다가는 글의 분량이 너무 커질 것이기에, 그냥 한 포스트에 각 작가의 그림 한두 개와 간단한 소개를 늘어놓는 정도로만 해볼까 한다. 아울러 웹툰으로 유명한 프로작가는 이미 잘 알려져있기도 하고 분량의 문제도 있으니만큼, 내가 웹툰 이외의 그림으로 알게 된 경우에만 언급하도록 하겠다.(웹툰으로 알게 된 최훈이나 이광수, 양경일 등등의 작가는 여기에 언급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나는 지금껏 이 작가가 '토니'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타나카 타카유키'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알아보니 아닌 것 같더라.;; 하지만 어쨌든 토니처럼 미려한(+오히려 약간의 색기까지 더해진) 그의 그림체를 싫어할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잘 그리는 것들: 귀여움, 거유녀, 태닝녀, 젊은 여성, 이집트풍, 판타지풍, 바스테트와 아누비스
-그나마의 단점: 그림체로는 단점을 찾기 어려운 작가이지만, 그 외로는 장편작품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있다. 그야말로 일러스트레이터 외길인생인 모양이다.




-내가 처음으로 '아! 내 소설의 삽화로 이런 그림체의 그림들을 쓰고 싶드아!'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작가. 너무 유명한 작가라서 더 설명할 것도 없지만, '음란한 여학생'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일단 이 작가의 그림들을 볼 것을 추천한다.
-잘 그리는 것들: 장난끼, 발랄함, 큐티섹시, 천박미, 거유녀, 교복녀, 여학생, 프리큐어
-그나마의 단점: 굳이 들자면 그림 속의 여캐가 십중팔구 천박미를 풍긴다는 점이랄까?(오히려 좋아!ㅋㅋ) 순수하게 귀여운 여캐도 잘 그리는 걸 보면 그냥 작가의 취향인 듯하다.(그래서 좋아!ㅋㅋㅋ)




-이 작가는 내가 무척 존경하는 작가이면서도 특유의 매서운 눈매 묘사 때문에 내 영혼을 팔아서까지 그림체를 닮고 싶다고 해야 하나 고민이 있었지만, 한 가지 사실 때문에 선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이 작가가 참여한 '감옥전함' 시리즈가 완전 내 취향(제복, 세뇌, 걸레화)이라서 내 야설 속의 여캐들을 묘사하는 데에도 이 작가의 그림체가 가장 알맞기 때문이다. 아니, 내 야설 속 여캐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게 이 작가 그림체를 바탕으로 한 모습인 걸 어쩌라고?ㅎ;
-잘 그리는 것들: 퇴폐미, 냉혈미, 거유녀, 군복녀, 여학생, 젊은 여성, 미시, 감옥전함
-그나마의 단점: 그림체 때문에 그려내는 여캐의 대부분이 퇴폐미를 풍긴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사실 마야 같은 캐릭터가 보여주듯이 어리고 깜찍한 여캐도 잘 그린다. 어차피 나는 퇴폐녀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상관 없지만.ㅎㅎ




-이 작가는 실사에 가깝게 공을 들인 티가 팍팍 느껴지는 그림으로 이미 유명한 작가이다. 나는 이렇게 어느 정도 실사에 가까운 그림체를 가장 존경하는데, 왜냐하면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흉내낼 수 없는(심지어 대고 그려도 불가능한!) 그림체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정성스러운 일러스트보다 조금은 단순화한 만화풍의 작품을 주로 연재하고 있는데, 그림실력이 여전히 뛰어난 데다 장르의 다양성까지 늘어나서 오히려 좋달까?ㅎㅎ
-잘 그리는 것들: 고혹미, 섹시함, 젊은 여성, 판타지풍
-그나마의 단점: 예술작품이라는 표현도 아깝지 않을 그림들을 그려내는 작가이지만, 몇몇 그림들은 너무 실사에 가까워서인지 조금 인공미가 느껴지기도 한다.(마치 잘 만들어진 피규어의 사진을 보정한 느낌?) 또한 이미 있는 작품의 캐릭터만 그릴 뿐, 자기만의 세계관이나 캐릭터는 없는 것 같더라.




-이 작가는 외국작가들 중에 비교적 늦게 안 편이지만, 그럼에도 내가 그림을 보자마자 바로 닮고 싶은 그림체 상위권에 올려둘 만큼 뛰어난 그림실력을 갖고 있다. 이 작가도 살짝 실사의 느낌이 나도록 공을 들인 그림체가 특징이지만, 실사의 느낌은 sakimichan 님의 그림보다 덜한 편이다. 무엇보다도 퇴폐녀들을 묘사하는 실력이... 오우야...
-잘 그리는 것들: 섹시함, 퇴폐미, 거유녀, 교복녀, 정장녀, 피어싱, 여학생, 젊은 여성, 현대풍
-그나마의 단점: 작가가 꽤나 피어싱마니아인 모양인데, 나야 상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떨는지...


 6. jcm2


-이 작가는 전형적인 미국 아동만화체의 캐릭터들을 자신의 그림체로 그리곤 하는데, 그 그림체부터가 일본씹덕들과 양덕들을 두루 만족시킬 만큼 범용적일 뿐만 아니라 퀄리티까지도 엄청나다. 그림체가 흔해빠진 일본망가체도 아니야, 원작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섹시함까지 구현해내, 내가 이 작가를 닮고 싶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잘 그리는 것들: 장난끼, 성숙미, 사악함, 절규함, 로리, 미시, The Loud House
-그나마의 단점: 워낙 하이브리드 그림체의 작가라서 단점을 들 게 없지만, 굳이 들자면 이 작가도 자기만의 세계관이나 캐릭터는 없는 것 같더라. 이미 있는 작품의 캐릭터만 계속 그리는 것 같더라고.




-나는 다른 사람들의 댓글을 보기 전까지 이 작가가 프로 웹툰작가인지도 모르는 채 이 작가가 따로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는 오줌을 지릴 뻔 했었다.(왠지 겁나게 잘 그리더라...;) 다양한 나이대의 여캐들을 두루 잘 그려, 그렇게 그려낸 여캐들도 죄다 꼴릿해, 진짜 내가 영혼을 팔아서라도 닮고 싶은 그림체의 작가로 선정하기에 손색이 없다.
-잘 그리는 것들: 섹시함, 냉혈미, 거유녀, 교복녀, 여학생, 미시, 현대풍, 유부녀 김복자 39세
-그나마의 단점: 굳이 들자면 이 포스트에 소개된 한국 그림작가들 중에 가장 일본망가체에 가까운 그림체라는 것 정도? 하지만 어느 그림이 이 작가의 그림인지 알아볼 만한 특징은 있기에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이 작가는 내가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된 작가인데,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입이 벌어질 만한 그림실력을 지니고 있다. 실사에 가까운 그림체로 sakimichan 님과 견줄 만한 한국작가를 꼽자면 단연 이 작가와 아래의 Kidmo 님일 것인데, 나는 그림체의 인공미가 덜한 한국작가들 쪽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다.
-잘 그리는 것들: 고혹미, 섹시함, 거유녀, 젊은 여성, 미시, 현대풍
-그나마의 단점: 여캐들이 거유인데 비해 정말 허리가 부러질 듯 가늘다.(두 번째 예시그림만 봐도 저 여캐의 허리 안에 과연 자궁을 비롯한 내장들이 온전히 들어있을지가 걱정이다.) 나도 댓글로 "이 몸매밸런스, 괜찮은 겁니까?" 해봤지만 달라지지 않는 걸 보면 작가의 확고한 취향인 듯...


 9. Kidmo


-roborobocap 님과 더불어 한국 실사만화체의 거장인 이 작가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roborobocap 님의 그림체가 깔끔하고 세련됐다면, 이 작가의 그림체는 부드럽고 온화하다고 해야 하려나? 특히 일진녀 박아영 시리즈... 트레이닝복상의에 스포츠브라에 레깅스... 대꼴...
-잘 그리는 것들: 고혹미, 거유녀, 교복녀, 여학생, 젊은 여성, 현대풍
-그나마의 단점: 그러고보니 이 작가의 그림에서 미시 이상의 여캐는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네. 한복 입은 수아 엄마가 제일 나이 많은 여캐였던 듯.(그리고 완전 꼴렸음.ㅋㅋㅋ)
 댓글창에 자꾸 노꼴노꼴거리는 부분고자들이 들러붙는 걸로도 유명한데, 걔네들이 그래봤자 꼴리는 그림이 안 꼴려지는 것도 아니거니와, 이 작가의 문제도 아니니까 패스.


 10. MiBe(구 samiri)


-그 어떤 스타일의 여캐를 그려도 걸레가 되던 작가. 그 어떤 나이대의 여캐를 그려도 아청법은 걸리지 않을 것 같던 작가. 아, 절대로 욕하는 게 아니다. 이 포스트는 분명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그림체를 닮고 싶은 작가를 소개하는 포스트이고, 나는 걸레성애자이기 때문이다.ㅋㅋ
-잘 그리는 것들: 퇴폐미, 당당함, 정장녀, 젊은 여성, 판타지풍, 사미리
-그나마의 단점: 그동안 그린 그림들로 인해 가족들과 마찰이 있었는지 잠시 은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했다. 사실 이 작가의 그림들은 여캐들의 퇴폐적인 자태보다도 걔네들이 구사하는 싸구려말투가 더 문제였다고 보는데.ㅎㅎ


 11. laliberte


-한국 NTR계의 거장인 이 작가를 빼놓을 수는 없다. 만약 나는 떼돈이 생긴다면 HWA NA JUNG 님과 더불어 이 작가에게 쪼르르 달려가 '제 소설 캐릭터 좀 그려주세요!! 징징...ㅠㅠ' 할 것이다. 작품들의 장르 자체는 대부분 NTR이지만, 등장캐릭터들은 현대인, 판타지인, 조선시대인까지 실로 다양해서 그 마저도 존경이 가는 작가이다.
-잘 그리는 것들: 청순미, 청순섹시, 알딸딸한 표정, 간교함, 젊은 여성, 미시
-그나마의 단점: 대부분의 작품이 NTR이라는 거?(오히려 좋아!!!!!!!!!!!) 그리고 하이힐을 묘사하는 실력이 좀 들쑥날쑥한 편이다.
 한 가지 추가된 문제점이라면, 뭔가 대인기피증이라도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작가처럼 자기 작품 업로드를 철저하게 숨기는 작가를 못 봤거든. 아마도 예전에 아이디까지 바꿔가며 지랄맞게 달려들던 어느 순애충 때문이 아닐까 싶지만, 그건 내 추측일 뿐이므로...


 12. freedom


-이 작가의 상큼한 그림체는 얼핏 일본망가체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언제 어디서 이 작가의 그림을 보더라도 '아, freedom 님 작품이구나.'를 바로 생각해낼 수 있을 만큼 독창미가 있다는 점이 좋다. 게다가 그 상큼한 그림체로 표현해내는 섹시함이... 오우야...
-잘 그리는 것들: 섹시함, 울먹임, 녹아내리는 표정, 거유녀, 로리(보다는 쇼타인가?), 젊은 여성, 하카순, 클로저스
-그나마의 단점: 굳이 들자면 몇몇 그림의 취향이 조금 마니악하다. 아니, 왜 그렇게 여성기를 강제로 벌려대?ㅋㅋ


 13. hellaP


-이 작가는 다양한 스타일의 여캐들을 무척 잘 그리는데, 특히나 성적으로 문란하고 활동적인 패션을 갖춘 여캐들의 매력을 잘 아는 것 같다. 게다가 몸매와 표정을 묘사하는 실력도 뛰어난 작가이다.
-잘 그리는 것들: 장난끼, 섹시함, 천박함, 거유녀, 젊은 여성, 현대풍, 판타지풍
-그나마의 단점: 최근 들어 그림체의 육덕괴물화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여캐들의 가슴크기가 머리크기를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이고, 이제는 허리와 허벅지까지 점점 두꺼워지는 느낌이랄까.


 14. 들반


-이 작가는 픽시브에서의 작품활동이 앞서 소개한 다른 작가들보다 늦은 편이라서 나중에 알게 된 작가인데, 나는 그때 이 작가의 그림을 접하고서 정말 지릴 뻔했다. 어떻게 채색도 없이 슥슥 그린 그림이 이렇게 개쩔 수가 있는 거지?! 아니나 다를까, 요즘은 그 그림실력을 발휘해 레진코믹스에서 정식연재도 하고 있는 모양이더라.
-잘 그리는 것들: 귀여움, 청순미, 거유녀, 젊은 여성, 현대풍
-그나마의 단점: 일단 그림체의 특성상 내 기준에서의 '섹시함'과 '천박함', '퇴폐미'의 묘사가 어려워보인다. 또한, 그림의 소재로 인터넷에 나도는 ~썰 류의 경험담들을 너무 써먹는다. 누군가에게는 "그게 뭐 어때서?" 할 만한 부분이 나에게는 창작력의 부족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법이거든.


 번외1. Aeolus


-이 작가는 그림을 엄청 잘 그리기는 하지만 내 영혼을 팔아서까지 그림체를 닮고 싶은 것은 아닌데, 그럼에도 이렇게 번외로 언급하는 이유가 있다. 나는 이 작가의 그림을 처음 접했을 때 그저 서양카툰체를 잘 그리는 작가 중 하나로 여겼었는데, 이 작가가 이후에 그려낸 그림들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 작가의 그림들은 여캐나 주제에 따라 서양카툰체와 일본망가체를 자유자재로 오가고 있었으니까. 지금이라도 이 작가의 창작공간을 가보면 그 놀라운 광경을 직접 볼 수 있다.
-잘 그리는 것들: 그림체가 너무 다양해서 솔직히 잘 그리는 것 하나를 꼽을 수가 없다.
-그나마의 단점: 자캐의 고추가 말 만큼 크다!ㅋㅋㅋㅋㅋ(나는 대물을 넘어 비정상적으로 큰 남성기를 싫어한다.)


 번외2. feason


-두 번째 번외로 소개할 작가는 사실 좀 아쉬움이 강한 작가다. 예전에는 온갖 수려한 그림들로 내 눈을 사로잡으며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그림체를 닮고 싶은 작가로 군림해있었지만, 어느 순간 약간의 공백기를 거친 후 그림체가 확 변해버린 작가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작가가 변해버린 그림체로 그린 그림은 대충 이러하다.


 여전히 못 그리는 건 아니지만... 하아... 옛날이여.
-잘 그리는 것들: 귀여움, 신비로움, 애절함, 로리, 여학생, 괴롭힘당하는 치어리더
-그나마의 단점: 그림체가 변해부렀다....ㅠㅠ


 번외3. 유화유화


-세 번째 번외로 소개할 작가도 아쉬움이 좀 강한 작가다. 나는 '일진'이라는 검색어를 통해 이 작가의 그림을 처음 접했었는데, 위의 예시그림들이 바로 그 때의 그림들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작가는 일진이 찐따에게 이유 없이 반하는 식의 현실성 없는 스토리를 전개하는 게 흠이었지, 그림체 자체는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닮고 싶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작가가 자신의 성향(?)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뒤부터는 그림들도 여간 하드코어해지는 게 아니더라. '나,난 여기서 이만 나가야겠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달까.
 원래라면 두 번째 번외로 소개한 작가의 경우처럼 이 작가의 변화된 작품도 하나쯤 예시로 보여주고 싶지만... 음... 그냥 직접 찾아가서 보길.ㅎㅎ;
-잘 그리는 것들: 귀여움, 섹시함, 퇴폐미, 당당함, 거유녀, 교복녀, 여학생, 현대풍, 그놈의 게이와 쇼타
-그나마의 단점: 작가가 현실에서도 보추 성향임을 인증하며 하드코어한 그림만을 그려대고 있다. 아니, 원래부터 그런 분이라는 이야기는 대강 들었는데..., 저런 캐릭터들을 뽑아놓고서 더 이상 일진물은 안 그리고 대체 무슨...;


 와... 어떻게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닮고 싶은'이라는 전제를 붙였는데도 이렇게 많냐. 한 작가당 한 포스트씩 소개했으면 진짜로 과로사할 뻔했구만.ㄷㄷ

2022년 6월 19일 일요일

[취향 잡담] 내가 다른 작가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내 취미가 음란소설과 음란만화를 창작하는 것임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오늘은 그런 내가 다른 작가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이고 그에 따라 매겨본 순위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아래의 순위들은 내가 가치를 낮게 보는 작가부터 높게 보는 작가 순으로 언급되어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즉, 1번이 1위라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것이다.


 1. 그림을 얼마나 잘 그리고(글을 얼마나 잘 쓰고)의 여부를 떠나서 설정만 만들어놓고 정작 만들어놓은 작품은 없는 인간
-내가 어째서 '작가'라는 호칭도 아닌 '인간'이라는 호칭을 쓰냐면, 난 이런 애들을 작가로조차도 보지 않기 때문이다. 걔의 감춰진 그림실력이나 글실력도 부럽지 않아. 대체 지금껏 해놓은 게 뭔데?

 2. 그림도 못 그리고(글도 못 쓰고) 이미 만들어진 남의 작품만 가져다 쓰는 작가
-내가 작가의 부류 중에 제일 가치를 낮게 보는 애들이 바로 이런 애들이다. 물론 누군가는 나에게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 그리고 잘 쓴다고?' 할 지도 모르겠는데, 여기서 내가 말하는 '못 그리고 못 쓰는' 것은 단순히 그림체나 문체가 요즘의 유행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등의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림체만으로 따져보아도, 나는 노블레스 같은 그림체부터 가우스전자 같은 그림체, 삼국전투기같은 그림체, 덴마 같은 그림체까지 좋아하는 영역이 굉장히 큰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못 그리고 못 쓰는' 것은 어린애가 개발새발 휘갈긴 것마냥 진짜로 못 그리고 못 쓰는 것을 말하는 거다.
 하지만 못 그리고 못 쓰는 것은 그리 큰 문제도 아니다. 그림체나 문체야 앞으로 꾸준히 노력해서 발전시키면 되고, 만약 노력을 해도 안 된다면 다른 작가와 협업하는 방법도 있으니까. 진짜 문제는 명색이 작가라는 인간이 허구헌날 유명한 게임이나 만화나 소설의 캐릭터와 설정만 빌려와 작품을 찍어내는 것이라고 본다. 심지어 아직 그림도 못 그리고 글도 못 쓰는 주제에 말이다. 이런 작가들은 '내가 한때 그런 과정을 거쳐서 실력을 늘렸기 때문에 오늘날 내 작품을 만들 수 있었어.'라는 소리를 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내 악평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작가들이 1번 작가들보다 나은 점은 뭐냐고? 얘네들은 최소한 작품이라는 것을 만들어내잖아. 그게 정말 온전히 자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3. 그림은 못 그리지만(글은 못 쓰지만) 주제와 설정과 캐릭터성을 직접 구상해 작품을 만드는 작가
-이런 작가부터가 내가 악평을 하지 않는 작가다. 여기서 말하는 '직접 구상한 주제와 설정과 캐릭터성'이라는 것은 무조건 독창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ㅅㅂ, 어디서 좀 본 것 같으면 어떻고 클리셰로 떡칠이 되어있으면 어때? 최소한 남이 이미 만들어놓은 작품을 가져다 쓴 건 아니잖아? 나는 이미 그것만으로도 창작자로서 최소한의 도리는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작가들에게도 반드시 하고 넘어갈 말은, 작가로서 이름을 알릴 생각이라면 그림실력이나 글실력을 높이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창작성은 있으니까 부족한 부분은 다른 작가와 협업하면 된다고? 뭐, 돈이 많으면 그러든가...

 4. 그림은 잘 그리지만(글은 잘 쓰지만) 이미 만들어진 남의 작품만 가져다 쓰는 작가
-나는 사실 이런 작가들보다 3번 작가들을 더 높게 쳐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얘네들은 그림이든 글이든간에 어쨌든 자기 분야에서 이미 성공했잖아? 과거에 누군가가 윤 뭐시기 만화가를 까면서 말했었다지? 걔랑 적대하는 뭐시기는 최소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인데 윤 뭐시기는 자기 분야에서도 성공 못한 인간이라고. 뭐, 인생이 그런 거겠지.
 하지만 내가 이런 작가들을 최고로 여기지 않는 이유도 분명히 있다. 나는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이런 작가들을 보며 한결 같은 의문점을 느껴왔는데, '왜 저 실력을 갖고도 좀 더 창의력을 발휘해서 자기 작품을 만들지 않는 걸까?'라는 것이다. 아니, 작가라면서 자기 작품은 안 만들 거야? 팬심으로 남의 작품을 가져다 쓰는 거라면 왜 커미션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상업작가라서 커미션을 받는 거라면 왜 원작자에게 로열티는 지불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나로서는 여러모로 이해할 수 없는 작가들이다.
-이런 작가들을 어디서 볼 수 있는지 궁금한가? 뭔가 작품 하나가 유행하면 픽시브 등의 사이트에서 그 작품의 제목을 검색해봐라. 그럼 이런 작가들을 아주 쉽게 만나볼 수가 있다. 예를 들면 '뷰티풀 군바리'라던가...ㅎㅎ

 5. 그림도 잘 그리고(글도 잘 쓰고) 주제와 설정과 캐릭터성도 직접 구상해 작품을 만드는 작가
-내가 가장 존경하는 작가들이 바로 이런 작가들이다. 사실 웹툰이나 웹소설에 진출해있는 대다수의 작가들이 이런 작가들이기도 하고. 4번 작가들이 아무리 남의 작품을 가져다 작품을 찍어내봐야 이런 작가들의 명성을 넘어서는 일은 없겠지. 아, 물론 4번 작가들도 분명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라는 점은 부정할 생각이 없지만.


 예전에 픽시브에서 어느 작가가 모두에게 자신의 방향성에 대한 조언을 구한 적이 있다. 나는 그 작가의 그림체가 영 취향에 맞지 않았지만 그 작가가 언제나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어온 작가임을 알고 있었기에 실례를 무릅쓰고 이런저런 조언을 참 길게도 늘어놨었다. 그 작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모든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으로 성공하기를 기원해본다.

2022년 6월 14일 화요일

'헬테이커' 유튜브 명작 모음집

 나는 일전에도 밝혔듯이 '헬테이커'의 팬이다. 아니, 상남자이면서도 은근히 귀여운 주인공과 쩔어주는 정장차림에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여악마들(+어쩌다 낀 천사 하나)을 대체 누가 싫어하는데?ㅋㅋ
 내가 야설을 쓴다는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게 너무 심해서 창작물의 업로드가 계속 늦어지고 있기에, 차라리 이 기회에 내가 유튜브에서 발견한 헬테이커 영상들이라도 쫘악 소개해볼까 한다.


 1. '악마들이 리듬을 탈 뿐인 영상 [헬테이커 애니메이션] (광과민성 주의)'


 '삭후람(72% Art.)'이라는 분이 만든, 일명 '헬테이커 노동요' 영상.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여악마들(+어쩌다 낀 천사 하나)의 모습이 각 파트마다 잘 살아있어서 마음에 드는데, 특히 즈드라다의 파트가 개쩔어준다!
 무려 1시간짜리 반복영상도 존재하는데, 나는 유튜브에 동영상 반복재생기능이 생기기 전까지(혹은 그런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 이 1시간짜리 반복영상을 더 선호했었다.


 2. '(Animation Fan-Dub) HELLTAKER'


 'Crystal Blitz'이라는 분이 더빙까지 추가해 완성한 영상. 헬테이커의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볼 수 있는 저지먼트의 멋진 모습과 루시퍼 여왕님의 갭모에 모습을 다루고 있다.
 더빙이 없는 원본도 존재하는데, 작가는 내 블로그의 '즐겨찾는 장소'에도 블로그가 링크되어있는 GRIZZ/GOMCH 님이다. 그림체의 차이 때문에 헬테이커 제작사에서 만든 공식 영상이라고 오해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엄청난 완성도 때문에 오줌을 지릴 뻔한 첫 헬테이커 팬메이드 영상이었다.


 3. 'BEST OF BAPHOMET 2021 (HELLTAKER COMIC DUBS)'


 역시나 Crystal Blitz 님이 더빙까지 추가해 만든 영상.
 원본은 GRIZZ/GOMCH 님이 그동안 그려온 4컷만화들이며, 작가의 블로그에서 전편을 볼 수 있다. 사실 원본 만화부터가 워낙 유명해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인데, 원본 만화에 등장하는 작가의 신캐릭터 '바포메트'와 '크람푸스'는 헬테이커의 공식캐릭터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았을 정도였다.


 4. '(Helltaker Comic Dub) "Soccertaker"'


 역시나 Crystal Blitz 님이 더빙까지 추가해 만든 영상. 축구를 즐기는 루시퍼 여왕님의 파워와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아예 각 장면에 움직임을 추가한 영상도 있지만, 역동성이 조금 떨어져보인다는 점이 아쉽다.
 원본은 'Menundrum'이라는 분이 그린 만화로, 작가의 트위터에서 원본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뒷이야기까지 볼 수 있다. 각 장면에 움직임을 추가한 영상은 이 뒷이야기까지 포함되어있다.


 5. 'Helltaker comic "Devil and Angel"'


 'Kyo-hei(杏丙)'이라는 분이 만든 영상. 마치 4번 영상과 이어지는 듯한 스토리가 흥미롭지만, 놀랍게도 두 영상의 원본 만화를 그린 작가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작가의 트위터에서 총 6개의 트윗으로 올라온 원본 만화를 볼 수 있으며, 추가로 베엘제붑이 심연에서 이 장면을 느긋하게 감상하는 만화도 볼 수 있다.(루시퍼 여왕님의 굴욕장면을 반복재생해서 보고 있다.ㅋㅋ)


 6. '헬테이커는 못말려 풀버전 [Helltaker Full version animation]'


 'J UN'이라는 분이 만든 영상. '짱구는 못말려 - 돼지발굽 대작전'을 트레이싱해 완성했다고 한다.
 위의 영상에 '풀버전'이라는 단어가 왜 포함되어있는고 하니, 사실 중간에 만들다 만 영상(...)도 따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작가는 이 작품을 만들다가 중간에 포기하려 했지만 뜻밖에도 엄청난 반응을 접하고는 결국 영상을 완성한 모양이다. 아아, 창작자의 애환이여...ㅠㅠ


 이 포스팅으로 인해 나도 더 이상 유튜브에서 일일히 검색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