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엥? 한국여고생 쪽은 전부 날라리들인데?'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건 아닌데? 저것도 아닌데?' 하며 일반화의 오류를 들먹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일단 두 나라 여고생의 전체적인 스타일 차이를 꿰뚫어보고 있는 것은 물론이요, 특히나 교복치마와 신발의 차이를 정확히 짚은 것만으로도 이 작품이 가치 있다고 본다.
내가 오래 전, 그러니까 한국에 잘 나가는 만화가가 대충 허영만에 김성모 정도가 있을 뿐이고 한국만화시장에 일본만화가 넘쳐나던 시절, 심지어 웹툰이라는 작품군조차 막 태동하던 시절에 몇몇 한국작가들이 한국여고생이랍시고 그린 여캐를 보며 한숨을 내뱉은 이유가 바로 교복치마를 곧 죽어도 주름치마로 그려서였거든. 그래, 물론 한국의 어느 학교는 교복치마로 주름치마를 채택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 '교복치마가 주름치마인' 한국여고생을 본 기억은 진짜 가뭄에 콩 나듯 하거든? 즉 한국에 교복치마로 주름치마를 채택하고 있는 학교가 존재하건 뭐건, 대부분의 한국 학교는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라는 거지.
이쯤에서 누군가는 '아니, 창작물인데 한국여고생이 교복치마로 주름치마 좀 입고 나올 수도 있지!' 하면서 나를 깔 수도 있는데, 염병, 그럼 내가 명색이 한국여고생이라면서 한국여고생의 특징도 매력도 못 살린 유사한국여고생, 한국여고생호소인을 빨아줘야겠냐? 나는 그 옛날부터 이게 일본만화의 특징을 무지성으로 흡수한 작가가 저지르는 가장 큰 병폐라고 생각해왔거든. 앞서 신발도 함께 언급했듯이 로퍼를 신고 다니는 한국여고생은 물론이요, 머리색이 빨주노초파남보 각양각색인 한국여고생도 마찬가지고.(심지어 이건 현실의 일본여고생도 아닌 일본만화 속의 일본여고생을 따라한 거라서 더 한심하다고 본다.) 내가 그래서 이 작품에 등장하는 한국여고생과 이 작품에 가치를 두고 있는 거야.
내 말이 길어서 요약이 필요하다면, 내 말은 이거야. "이 세상에 교복치마로 주름치마를 입거나 로퍼를 신고 다니는 한국여고생은 '거의' 없슴다. 그러니 어디서 가상세계의 일본여고생 그려놓고 한국여고생이라고 우기지 말란 말입니다." 더 줄여줘? "한국여고생은 대부분 교복치마로 통치마를 입고, 그게 더 이뻐, 썅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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